지난 1월부터 8주간 Pathfinder 여덟 조와 함께한 카카오브레인 기술전략팀 애자일 코치 Kent와 Stella, Kacey. 이 세 명의 애자일 코치는 카카오브레인의 업무 방식과 생활 문화를 겪어보지 못한 Pathfinder 참가자들에 카카오브레인 답게 일하는 방식을 전파하고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코칭과 멘토링을 진행했는 데요. 참가자들이 느낀 다양한 감정만큼 애자일 코치들 역시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느꼈습니다. 8주간의 Pathfinder 기간을 정리하며 돌아 보는 Final Showcase 전, Kent와 Stella, Kacey를 만나 애자일 코치들의 Pathfinder는 어떠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달라도 많이 달랐던 Pathfinder의 8주 여정
Stella: Kent와 Kacey 모두 고생 많았어. 8주 동안 회사 업무 하랴 Pathfinder 멘토링 하랴 정신 하나도 없었지?
Kacey: 이게 사실 Pathfinder 참가자들이 기획부터 배포까지 AtoZ를 모두 해내야 하니 보통 인턴십이나 해커톤이랑은 비교가 안 되잖아. 그런데 우리가 직접 개입하면 또 안 되고. 그래서 더 헷갈리더라고. Kent, 그렇지? 우리는 코치니까.
Kent: 우리는 krew들과 손발 맞추면서 실제 업무하는 과정을 많이 봤잖아. 그래서 어디로 가면 되는지 대충 길이 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우리가 직접 개입하면, 그건 리더지 코치는 아니잖아. 우리는 정답지보다는 참고서 역할이 맞지. 8주간의 ‘여정’이라고 하지만, 큰 여정 두 개가 합쳐진 거니까.
Kacey: 그렇지. 프로덕트/서비스를 고객 관점에서 구성하고 재조합하면서 그들만의 개발 모델을 만드는 여정과 서비스 출시 후 돌아오는 피드백을 반영하며 다듬는 두 가지 길이 합쳐진 거잖아.
Stella: 사실 8주라는 시간 동안 이걸 모두 하는게 쉽지는 않아. 당연히 다들 처음이라 힘들었을 거야. 난 어떤 결실 보다, 그저 무사히 Pathfinder 프로그램을 마치는 게 목표였어. 참가자들이 krew로 합류하건 다시 그들의 삶으로 복귀하건 여기서 느낀 걸 전파할 수만 있다면 나 개인은 그걸로 만족스러워. 게다가 8조 모두 어쨌든 모두 해내더라. 자랑스럽기까지 하더라고.
Kent: 나중에는 이런 방식으로 카카오브레인에서 진행할 도전을 실험해보고 싶기도 하더라. 무리인가?
당신들도 처음입니까? 애자일 코치들도 처음입니다
Stella: 다들 처음 온보딩하러 행사장에 들어갔을 때 기분이 어땠어? 난 그냥 사람이 하도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 하나 하나 이름 외우느라 진땀도 빼고 말이야.
Kacey: 동감. 사람이 너무 많더라고. Pathfinder가 카카오브레인 krew의 30%를 넘어서는 인원이었으니까. 그 많은 사람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생길 다양한 변수의 일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니 진짜 아찔하더라. Kent도 좀 영혼이 나간 표정이었던 거 같은데?
Kent: 맞아. 한 명 한 명 기억하고 뭘 하려고 하는지 관찰하다 보니 온보딩 기간이 후딱 지나가더라. 다들 하나하나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어떻게 자발적으로 팀을 이루고 뭘 할까가 궁금해지기도 하더라고.
Kent: 코칭에 처음 들어갔을 때 참가자들 얼굴도 잊혀지질 않아. ‘이걸 왜 하나?’ 하는 얼굴? 다들 뭔가 프로그래밍이나 AI에 대한 실무를 코치해 줄 거라 생각한 듯??
Kacey: 맞아. 다들 기획보다는 개발자라 그런지, 애자일 개념도 생소해하고 코칭이라는 방법론에도 익숙하지 않아 보였어. 쌩뚱맞아한달까….
Kent: 그리고 ‘애자일하게 일하기’를 처음부터 알려주기보다는 바로 실전에서 체험해보도록 하다 보니 더 당황했을 것 같아.
Stella: 다들 Pathfinder와 카카오브레인에 대해 공부하고 왔겠지.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진행할지 미리 공개했던 건 아니라 굉장히 낯설어하더라. 그래도 이끄는 대로 잘 따라와 주더라고. 그런데 우리가 보통 하는 것과 Pathfinder에서의 애자일 코칭은 좀 다르지 않았어? 아무래도 다들 개발자뿐이다 보니 내 경우에는 기획과 UX 그리고 여러 가지 다른 방면으로도 코칭하게 되더라고.
Kent: 일단 팀을 내가 이끌면 안 되니까, 최대한 관찰자 입장에서 조언하되 팀이 엉뚱한 길로 가지 않도록 자연스레 유도하는 게 제일 힘들더라. 보통의 애자일 코칭이 같은 또래들과 놀고 어울리는 거라면, Pathfinder의 애자일 코칭은, 아이들을 놀이공원에 풀어놓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혹시 위험한데 가지 않나 다치지 않나 지켜보는 보육 교사의 입장이랄까?
Kacey: 나도 Stella랑 같은 생각을 했어. 보통 프로젝트에서는 각각 담당 업무에 맞게 팀을 구성해 협업을 시작하는 데 Pathfinder 팀은 개발자뿐이니, 다들 때로는 개발자, 때로는 기획자, 때로는 검수자로 변신해 멀티 포지션으로 일을 해야 해. 그래서 참가자들이 다양한 포지션에서 생각하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코칭했던 게 보통 애자일 코칭과는 좀 달랐지.
내가 코칭한 Pathfinder 참가자들에 배운 점
Kacey: 코칭했던 조들 중에, 나는 어피치 팀이 제일 기억나더라. AI로 세상에 충격을 주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시작한 그 패기도 좋았고.
Kent: 난 ‘PreDev’ 서비스를 기획한 콘 팀이 인상적이었어. 뭐 다른 팀들도 다 한 부분 이상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는데, Kacey는 어피치 팀이 왜 마음에 든 거야?
Kacey: 목표가 명확하게 합의되다 보니, 개발하는 과정에서 서로 논의하고 합의에 이르는 과정도 일사불란하더라고. 조원들도 자기 역할에 대한 인식이 확실해서 옆에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더라. 콘 팀의 어떤 점이 Kent의 마음을 움직인 거야?
Kent: 사실 처음에는 Unthinkable Question을 떠올리고 주제를 결정하는 데 많이 헤매고 팀이 흔들리더라고. 그런데 미드 쇼케이스 이후, 적극적으로 길을 찾아가며 팀워크가 나아지는걸 보니 마음이 가더라. 처음보다 월등히 성장한 팀이었어.
Stella: 난 특정 팀을 꼽기보다 그냥 보편적인 기분을 이야기하려고.
Kacey, Kent: 에이… 우린 다 말했는 데, 치사하다!
Stella: 워워~ 들어봐. 다들 비슷한 생각 했을 거야. 스프린트 한 번이 끝날 때마다 ‘회고’를 진행하잖아? 그때 끝에서 고마웠던 사람들 이야기하는 ‘thanks to’에 나를 포함한 애자일 코치의 이름이 들어있을 때, 다들 좀 찡하지 않았어?
Kent: 그러네. 단순히 우리가 담당자라 도움을 받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 도움을 진짜 고마워하는 걸 느끼니까 나도 마음이 웅장해지더라고.
Stella: Pathfinder가 아니어도, 나는 그런게 있었거든. 애자일 코칭 업무는 내 일인데도, 함께 일을 하다 동료들이 ‘고맙다’ 이야기하면 그렇게 좋더라. 일하는 보람도 있고. 그런데, 좀… 애자일 코치로서 보람이 없었다거나 아쉬운 경우도 있지 않아?
Pathfinder의 애자일 코칭, 이런 점이 아쉬웠다
Kent: 팀으로서는 베스트인데 담당 애자일 코치로서는 뭔가 좀 아쉽달까? Pathfinder가 모두 개발자인데다 잘 모르는 사람이 모인 거라 Unthinkable Question을 찾아 기획하고 방향을 정하며 시행착오를 많이 겪게 되는 게 일반적이잖아.
Kacey: 길을 찾았다가 잃었다 하는 건 아무래도 필연적이잖아. 그러다 다시 못 일어날 때 안타깝기도 한데, 그걸 일으켜주는 게 우리 일이고.
Kent: 그렇지. 그때 우리 같은 애자일 코치의 역할이 반짝이는거. 그런데 이번 Pathfinder 중 한 팀은, 운이 좋았던 건지 죽이 착착 맞았는진 몰라도 큰 갈등 없이 프로젝트에 잘 어울리는 길을 찾아가더라. 담당 코치로서 팀이 잘하니 기분은 좋았지만 좀 뻘쭘했달까?
Stella: 그래도 포기 안 하고 잘 한 거네. 코칭하다 보면 Pathfinder 팀원들이 분명히 옳은 방향을 발견한 게 보여. 그런데, 어떤 조는 그 방향이 힘들다 싶으면 한쪽으로 치워놓고 더 쉬운 길을 찾으려 하는 모습을 볼 때 좀 아쉽더라. 힘들어도 부딪쳐 보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Kacey: 참가자들이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다 보니, 자신의 능력과 위치 인식이 잘 안 되어서 그런 걸 수도 있어. 그런데, 아무래도 애자일 코치 수가 많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 싶어.
Stella: Kacey 말에 동감. 팀은 8개, 심지어 모두 애자일 방법론에 익숙하지 않은 팀들인데 코치는 세 명뿐이니… 그러니 팀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그 순간 실시간으로 코칭하는 건 아무래도 힘들었지. Pathfinder 팀원들도 그 사실을 아니 우리에게 필요할 때 바로 요청하는 것도 미안했을 것 같고.
이후 온라인 기준점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Kent: 아무래도 코로나19 때문에 온보딩 빼고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해서 더 힘들었을 거 같아. Pathfinder 특성상 우리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방향성과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하게 해야 하는데 아직 온라인 소통은 과도기니까.
Kacey: 많이 익숙해 졌지만 아직도 실제로 만났을 때보다는 가까워지고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데 시간이 걸리잖아.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8주뿐이니…
Kent: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 중 대면 프로그램을 거의 진행해 보지 못한 것도 좀 아쉽더라고. haebom.exe도 진짜 아쉬워했잖아.
Stella: 앞으로는, 상황을 봐서 오프라인으로 전환을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모두 온라인으로 팀 빌딩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프로그램을 보강하는 게 맞지 않을까?
Kacey: 팀 수를 줄이거나 애자일 코치를 늘려 코칭을 밀도 있게 해보는 것도 좋겠지. 아니면 팀 구성에 기획자와 UX 포지션을 추가해 보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해.
이후로도 세 애자일 코치 stella, Kent, Kacey는 Pathfinder와 카카오브레인의 애자일 코칭과 업무 문화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Pathfinder 자체가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로 향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장점도 많았겠지만, 단점도 종종 보였을 것입니다. 패스파인더 참가자들과 기획자, 애자일 코치와 krew들이 나눈 이야기들을 곱씹으면서, 카카오브레인이 인재를 영입하고 함께 살아나가는 방법론은 더욱 단단해짐과 동시에 함께 일하고 살아가는 카카오브레인만의 문화는 더욱 부드럽고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좋은 것은 지키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 나가며 우리만의 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카카오브레인의 노력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