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마지막 목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알파돔 올핸즈룸과 구글밋으로 크루(Krew)들이 하나둘 모여들어요. 카카오브레인만의 월간 공유문화 행사 ‘미니컨’에 참여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이 행사, 시작 시간만 있고 끝나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소문이⋯. 게다가 사회자도 매번 바뀌고, 누가 이야기하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최종 공지가 나오기 전까진 아무도 모른다고요?! 규칙 없는 게 규칙이라는 미니컨, 도대체 어떤 행사일까요?

🗣 규칙 없는게 규칙
– 카카오브레인 미니컨

미니컨이란 🎙️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니컨은 작은(Mini) 컨퍼런스(Conference)란 뜻이에요. 2017년 카카오브레인이 설립되고 그해 10월 처음 열려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어요. 보통 컨퍼런스라고 하면 1년에 한 번 열리는 큰 행사가 떠오를 텐데요. 미니컨은 규모를 줄이고, 대신 빈도를 높여 매월 꾸준히 진행하는 데 초점을 맞춘 컨퍼런스예요. 

일반적인 컨퍼런스와 또 다른 점은, 미니컨은 주제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거예요.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 ICT 산업전망 컨퍼런스 등 원래 하나의 주제로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 나누는 게 컨퍼런스잖아요? 반면 카카오브레인 미니컨은 크루들과 공유하고 싶은 주제라면 무엇이든 환영이에요. 프로젝트 회고는 물론, 자랑하고 싶은 일, 일하며 괴로웠던 일, 날아갈 만큼 기뻤던 일 모두 미니컨에선 소중한 발표 주제랍니다. 한 번은 각자의 망한 경험담을 공유하는 아무 대잔치를 열기도 했어요. 

왜 시작하게 됐어요? 👀

이렇게 자유로운 방식으로 미니컨이 이어져 오고 있는 이유는, 그 시작에 ‘자율연구’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잠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볼게요. 카카오브레인 초창기, 크루들이 자유롭게 해보고 싶은 연구를 발제하고 거기에 관심 있는 크루를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일종의 ‘버스’가 운행되던 시절이 있었어요. 우리 버스에 탑승할 크루를 모으기 위해 호객행위도 하고, 여기에 넘어가 예정에 없던 버스를 타거나 이 버스에서 저 버스로 환승하는 일도 있었죠.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해 운행을 마친 버스, 문제가 생겨 정차한 버스, 출발 준비를 마친 버스, 새로운 크루를 찾는 버스, 잠시 쉬어가는 버스 등 모든 버스와 크루가 모인 일종의 정류장이 바로 미니컨이었어요. 프로젝트 회고를 통해 의견을 공유하거나, 잘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출발하는 버스에겐 응원을, 무사히 도착한 버스에겐 박수를 보내며 함께하는 여정의 즐거움을 나누는 자리였답니다.

이렇게 자율연구 버스를 운행하던 시절을 지나 카카오브레인은 이제 큰 규모의 조직으로 성장했어요. 버스 대신 실과 팀이란 새로운 조직 단위를 중심으로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죠. 전보다 체계를 갖춰 일하게 되었지만, 다른 팀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려워졌다는 아쉬움도 있었어요. 다른 팀 크루들과 교류할 기회도 줄 수밖에 없었고요. 이런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가 바로 지금의 미니컨이에요. 예전처럼 버스를 운행하진 않더라도 미니컨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서로 응원 혹은 위로를 건네며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요.

행사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

미니컨은 하나부터 열까지 크루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져요.

  • 우선 슬랙 채널을 통해 미니컨 발표 신청 공지가 올라오면 원하는 크루 누구나 발표를 신청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신청 수가 적은 달은 점심쯤 행사가 끝나고, 어떤 달은 하루 종일 진행돼요. 
  • 발표는 물론 참석 여부도 선택사항이에요. 최종 공지와 시간표가 올라오면 관심 있는 발표 주제만 선택해 참석하는 것도 가능해요. 
  • 심지어 행사에 참석하는 방식도 자율이랍니다. 실시간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어디서든 함께할 수 있거든요. 
  • 만약 카카오브레인 크루 모두에게 나를 알리고 싶다면 미니컨 스페셜 MC를 맡는 것만큼 좋은 기회도 없을 거예요. MC 또한 매번 자율적으로 신청을 받고 있어요. 
  • 당일 오피스로 출근한 크루들에겐 맛있는 점심을 제공해요. 그동안 이야기 나눌 기회가 적었던 다른 팀 크루들과 식사하며 자유롭게 교류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한마디로 미니컨은 정해진 롤(Role)과 룰(Rule)을 최소화하고 자율을 극대화한, 규칙 없는 게 규칙인 행사예요.

이렇듯 자율적으로 진행되는 세션과 함께, CEO의 브레인톡 세션이 마련되어 있어요.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일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크루들과 수평적으로 토론하는 시간이죠. 또 내부적으로 진행되는 OKR Progress Highlight나 PathFinder 발표회 등 큰 행사와 콜라보하기도 해요. Culture팀의 컬쳐 세션도 종종 진행됩니다.

누가 준비하고 있나요? 📝

미니컨은 카카오브레인 문화분과에서 주도적으로 기획해 진행해요. 문화분과는 주도적이고 자율적인 크루들이 모여 컨트리뷰션하고 있는 분과로, 컨트리뷰터로 참여할 크루를 상시로 모집하고 있어요. 문화분과의 원칙은 딱 하나예요.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의 자발적인 의지에서 출발하며, 외부의 다른 필요에 의해 이뤄지지 않는다.’ 이 원칙에 따라 미니컨 관련 기획이나 아이디어가 있거나 함께할 의지가 있다면 누구든 컨트리뷰터가 되어 행사 준비 단계에 기여할 수 있어요. 물론 본업무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문화분과의 일은 전체 업무량의 최대 20%를 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고요.

문화분과장 폴의 미니 인터뷰 🙋‍♂️

– 미니컨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2021년 12월에 했던 오픈미니컨이었던 것 같아요. 한참 유행이던 코로나19가 잠시 주춤했던 시기였죠. 당시 회사에서도 미니컨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던 시기라, ‘구글 밋을 통해 발표하고, 게더타운에서 토론하던 방식을 적용해서 오픈미니컨을 해 볼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유튜브를 통해 오픈미니컨 세션을 송출하고, 게더타운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한 달간 밀도있게 준비했고 업무를 진행하면서 하던터라 죽을만큼 정신 없었는데요.(웃음)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소통해주셔서 너무 보람있었습니다.

– 미니컨에 참여하는 크루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미니컨은 참여하는 만큼 주인공이 될 수 있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미니컨은 크루들의 기여를 통해 더 건설적인 완성도를 만들어내는 행사예요. 미니컨에는 규칙이 없기 때문에 기여와 참여에 제한이 없고, 미니컨의 가치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기여하는데서 커진다고 생각해요. 항상 많은 참여를 해주시는 크루들에게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요. 아직 미니컨에 대해 잘 모르겠다 싶으시면 주변에 문화분과원을 찾아주세요!

실제 현장이 궁금해요 🔆

지난 11월에 열린 미니컨 현장을 살짝 공유할게요. 이날은 총 7팀의 발표와 CEO의 브레인톡, PathFinder 2기 회고 그리고 2023 연말 리뷰 안내가 있었어요. 

최근 세계적인 얼굴인식 기술 대회인 FATE의 PAD 부문에서 카카오브레인이 우승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었죠. 이번 연구를 진행한 MM(Multi-modal) 사업실 데니스가 가장 먼저 챌린지 참가 후기를 공유해주었어요. 이후 칼로 응용연구팀 인턴 지미의 깜짝 인턴생활 회고도 있었는데요. 인턴을 마치며 함께해준 크루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함과 동시에 그동안 어떤 점을 배웠는지, 아쉬운 점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재밌게 들려주었어요. 그외 이날 미니컨 발표는 지난해 CVPR(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컨퍼런스에 제출한 여러 기술에 관한 소개가 주를 이루었어요. Multi-modal LLM Honeybee부터 Text-to-3D 기술,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 생성 모델 DxGen 등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각 팀에서 아주 자세히 공유해주었답니다. 크루 각자가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에 얼마나 몰입했는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발표가 끝날 때마다 자연스럽게 활발한 논의도 이어졌어요. 가장 힘들었거나 재밌었던 점을 묻는 말, 제품이나 기술을 더 고도화할 수 있는 코멘트, 발표 중 이해가 안 되었던 부분에 관한 질문, 다른 팀 프로젝트와 연계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 등 유익한 대화가 오갔어요.

브레인톡 세션에서는 각자대표인 Curtis와 Claude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Curtis는 최근 글로벌 IT 이슈를 공유하며 글로벌 동향이 한국 IT 업계와 카카오브레인에 미칠 영향을 언급하며 발표를 시작했어요. 1년간 크루들이 했던 일을 정성·정량적으로 요약해 그 일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공유해주었습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어요. Claude는 지난해 6월에 각자대표로 선임되어 어떤 일을 했는지 이야기해 주었어요. LLM 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고, 무엇을 계속해 나갈 것인지가 주요 내용이었어요. 


물음표로 가득했던 ‘미니컨’이라는 행사, 이제 조금 알 것 같나요? 누구든 한 번이라도 참여해 보면 알 거예요. 미니컨은 숙제 검사하는 시간도, 발표와 평가가 이뤄지는 시간도 아니라는 걸요. 이번에 발표하는 게 무리가 된다면 다음 달에 참여하면 그만이에요. 작지만 매월 꾸준히 열리는 ‘미니컨’만의 힘이죠. 

미니컨은 프로젝트를 더 넓은 시각에서 회고하고 팀 문화를 환기하는 좋은 기회예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도 있고, 왜인지 마음이 쪼그라들었다면 이 시간을 통해 자부심을 가득 채워갈 수도 있어요. 꼭 발표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크루들과 소통하고, 카카오브레인 전체가 나아가는 방향을 다시금 인지할 수 있는 시간이랍니다.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카카오브레인의 수평문화, 자율문화 속에서 함께하는 즐거움을 체감하는 게 미니컨의 본질이에요. 카카오브레인은 작지만 꾸준한 힘을 쌓아가고 있는 미니컨에 새롭게 합류할 여러분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함께해요! 

💌 인재영입 문의 apply@kakaobrain.com

🔗 오픈 포지션 확인하러 가기